
컬리 상품기획자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개발 초기에 참여한다. 자체 브랜드를 내놓은 컬리, 미국 매장을 다른 K-뷰티 브랜드에 연 하파크리스틴의 사례와 함께 보면 유통사가 제품을 고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9월 29일 컬리와 아모레퍼시픽이 단독 뷰티 상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투데이와 뉴스1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뷰티컬리 고객용 ‘컬리온리’ 상품은 기획 초기부터 컬리 상품기획자(MD)가 참여한다. 지금까지 뷰티컬리에 입점한 설화수·헤라·에스트라·일리윤과의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새 화장품의 이름이나 출시일은 발표되지 않았다. 매대에서 제품을 고르는 일과, 어떤 제품을 만들지 정하는 일은 다르다.
컬리는 이미 단독 판매 브랜드를 선보였다. 9월 2일 컬리 뉴스룸은 피부 관리 브랜드 ‘듀에라’를 단독 출시하고 필름 마스크 두 종류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객 리뷰에서 찾은 피부 고민을 제품 기획의 출발점으로 설명했다. 이 발표에서 확인되는 것은 출시와 기획 방향이지 실제 판매 성적이나 피부 개선 효과의 독립 검증은 아니다. 컬리온리 협약에서는 이와 달리 제조·브랜드 역량을 가진 아모레퍼시픽과 컬리의 상품기획자가 함께 움직인다.
유통사가 보유한 고객 접점을 다른 브랜드에 여는 방식도 있다.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을 운영하는 피피비스튜디오스는 미국 LA 멜로즈와 마이애미 윈우드 매장에 K-뷰티 브랜드 존을 마련했다고 9월 29일 밝혔다. 이코노믹리뷰 보도에는 VT코스메틱, 라운드랩, 디어클레어스가 입점 브랜드로 나온다. 이 경우 매장 운영자는 제품 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힌 것이 아니라 현지 공간과 판매 인프라를 제공한다. 브랜드마다 매장 안에서 제품 구성과 메시지를 달리 보여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브랜드가 만든 화장품을 유통사가 받아 파는 단순한 관계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할은 나뉜다. 듀에라는 컬리가 단독 론칭한 상품, 컬리온리는 협약 단계의 공동 기획 상품, 하파크리스틴의 미국 매장은 타사 브랜드의 현지 진열·운영 공간이다. 컬리온리의 실제 제품과 판매 성적, 미국 매장의 브랜드별 성과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지금 판단할 수 있는 변화는 유통사가 고객의 사용 경험과 구매 장소를 쥐고 제품 기획이나 현지 운영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까지다. 브랜드에는 누구와 상품을 만들고 어느 매장에서 시험할지를 나눠 결정할 일이 생겼다.
IM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