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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평 팝업·토끼 무늬 뷰티기기…생활소품이 된 K-뷰티

서울의 디자인 팝업에서 화장품과 홈 뷰티기기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라라레서피는 제품을 팝아트 전시 안에 놓고, 톰은 초음파 뷰티기기에 패브릭 브랜드의 토끼 무늬를 입혔다. 프레비츠는 선스틱을 키링과 함께 팔고, 에이블리는 T1 팬이 화장품을 사면 선수 굿즈까지 얻도록 묶었다. K-뷰티 협업이 패키지 장식을 넘어 제품을 전시·소장·선물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8월 1일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라라레서피(LALARECIPE)는 아티스트 MeME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약 100평 규모의 체험형 팝업을 열었다. 9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 공간은 유자 비타민C, 체리 광채·선케어, 말차 PDRN, 바쿠치올 등 네 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DDP 공식 안내에 따르면 관람객은 제품을 써보고 작품을 감상한 뒤 스탬프를 모아 가챠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화장품이 작품 옆에 놓이자 매장은 판매대보다 전시에 가까워졌다. 제품의 성분과 효능을 설명하는 대신 색과 질감, 캐릭터, 체험 동선을 먼저 만나는 방식이다.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공간을 둘러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제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 전시 경험의 일부가 된다.

7월 21일에는 생활가전 기업 앳홈의 뷰티기기 브랜드 톰(THOME)이 국내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와 첫 협업 제품을 내놨다. 물방울 초음파 뷰티기기 ‘더 글로우 시그니처’에 토끼 모티브와 패턴을 적용하고, 파우치·스티커·멀티클리너·세안밴드를 한정 구성으로 붙였다. 화장대 위 기기를 숨기기보다 집 안에 두고 싶은 생활 오브제로 바꾼 선택이다.

선케어도 같은 길을 택했다. 7월 7일 비건 뷰티 브랜드 프레비츠(FREBITS)는 디자인 스튜디오 쓰리먼쓰의 ‘우엉이와 친구들’ 캐릭터를 적용한 선스틱 기획세트를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단독 출시했다. 선스틱 전용 키링 케이스와 아크릴 거울, 스티커를 함께 제공해 자외선 차단제를 가방에 달고 다니는 소품으로 만들었다. 휴대 기능과 캐릭터 팬의 소장 욕구를 한 구성 안에 넣은 셈이다.

팬덤 협업은 여러 브랜드를 한꺼번에 움직이기도 한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7월 10일 글로벌 e스포츠 기업 T1의 지식재산권(IP)을 입힌 뷰티 상품 14종을 단독 공개했다. 클리오·에뛰드·바닐라코 등 13개 브랜드가 참여했고, 선수 사인과 캐릭터를 패키지에 적용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머 운타라가 출연한 라이브 방송, 할인 쿠폰, T1 본사 투어 혜택도 연결했다.

네 사례에서 협업 파트너는 장식만 빌려주는 존재가 아니다. 아티스트는 팝업을 전시로 바꾸고, 패브릭 디자인은 기기를 생활 오브제로 만들며, 캐릭터는 선스틱의 휴대 방식을 바꾼다. e스포츠 팬덤은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한정판 컬렉션으로 묶는다. 제품 효능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방문 이유와 소장 이유를 외부 문화에서 가져오는 방식이다.

브랜드가 확인해야 할 지점도 분명하다. 캐릭터를 패키지에 붙이는 데서 끝나면 협업은 짧은 화제에 머문다. 제품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들고 다니며, 누구와 공유할지까지 설계해야 생활 속 장면이 생긴다. 앞으로 K-뷰티 협업의 성패는 유명 IP의 크기보다 제품 사용과 공간, 굿즈, 팬 참여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했는지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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