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를 지원하는 법의 범위가 완제품 브랜드에서 연구개발, 원료, 용기, 유통으로 넓어진다. 산업 육성과 안전·규제 관리를 각각 5년 단위 계획으로 운영하는 틀도 생긴다.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화장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화장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머물렀던 기존 법 체계에 산업 육성 축을 더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114억 달러로 세계 2위 수준에 올랐지만, 산업을 체계적으로 키울 별도 법적 기반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새 법의 첫 변화는 5년 단위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화장품산업 육성 및 지원 종합계획’을 세우고, 민관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주요 정책을 심의·조정한다. 해마다 흩어진 지원사업을 고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해외 진출을 한 흐름으로 묶을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두 번째는 지원 대상을 보는 기준이다.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 역량을 갖춘 기업은 ‘혁신형 화장품기업’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인증기업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사업, 연구개발 사업 등에서 우대받을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을 주요 지원사업에서 우대할 근거도 법에 담겼다.
세 번째는 브랜드 뒤에 있던 기업들이 정책 전면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지원 범위에는 데이터·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전문인력, 화장품 원료와 용기, 유통구조 개선, 해외시장 진출이 포함된다. 제품 이름을 가진 브랜드뿐 아니라 제형을 개발하는 연구소, 원료사, 패키징 업체, 유통 파트너까지 K-뷰티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다룬다.
같은 날 국회를 통과한 화장품법 개정안은 다른 축을 맡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안전관리, 규제 지원, 국제협력을 담은 ‘화장품관리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이를 조정할 화장품관리협의회를 두도록 했다. 복지부는 산업 육성, 식약처는 안전과 규제 대응을 담당하는 이중 구조다.
기업이 당장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산업육성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혁신형 기업의 인증 기준과 구체적인 우대 방식도 하위법령에서 정해져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일은 인증을 기정사실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와 수출 역량을 어떤 자료로 증명할지 준비하는 것이다.
K-뷰티 경쟁의 정책 단위가 히트 제품 하나에서 산업 생태계로 커졌다. 법이 실행되면 브랜드와 제조사, 원료·용기 기업, 유통사가 따로 신청하던 지원을 하나의 수출 과정으로 설계할 여지가 생긴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하위법령이 혁신형 기업을 어떻게 가려내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과 해외 진출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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