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크리에이터 258명 조사에서 60.9%가 AI 관련 권익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논점은 AI 사용 금지가 아니라 플랫폼이 신뢰 비용을 누구에게 넘기느냐다.
7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의원과 한국디지털콘텐츠크리에이터협회,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의 권익 보호를 논의하는 단체인 코딕이 ‘AI 시대 미디어 플랫폼 생태계 보호와 크리에이터 권익 확립’을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전자신문과 디지털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김형진 명지대 AI기업경영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국내 크리에이터 258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숫자는 작지 않다. 조사 응답자의 94.6%는 AI를 창작에 활용하고 있었지만, 60.9%는 한 가지 이상의 권익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은 플랫폼 오류에 따른 노출 감소, 콘텐츠 무단 복제, 수익 창출 제한, 딥페이크·음성 복제, 계정 제재로 나뉘었다. 특히 구독자 1천 명에서 1만 명 사이 성장기 크리에이터의 피해 경험률은 75.0%로 집계됐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AI 피해 논의가 유명인의 초상권 문제에만 머물면, 실제 시장의 약한 고리는 보이지 않는다. 성장기 크리에이터에게 노출 제한이나 수익 정지는 곧바로 다음 제작비의 문제다. AI로 만든 가짜 콘텐츠가 정상 리뷰보다 먼저 트래픽을 가져가거나, 플랫폼이 정상 창작물을 AI 생성물로 오판하면 피해는 한 영상의 조회수 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간담회에서 제시된 해법도 그래서 플랫폼 책임 쪽으로 모였다. IT조선 보도에 따르면 주요 의제는 AI 생성 콘텐츠 표시, 딥페이크 신속 삭제, 인간 검수 기반 소명 절차, 디지털 퍼블리시티권, 창작자의 AI 학습 거부권이었다. 김 교수는 기술적 탐지만으로는 현업의 오판을 줄이기 어렵고, 인간 검수와 교차 검수, 기술 검증을 함께 둬야 한다고 봤다.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AI는 이미 제작 도구다. 문제는 도구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도용·오판·가짜 콘텐츠가 만든 비용을 플랫폼 밖의 개인 창작자가 떠안는 구조다. 이번 논의가 남긴 기준은 분명하다. AI 시대의 크리에이터 보호는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수익화 인프라의 신뢰 문제다.
IM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