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의 2026 트렌드 리포트,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 발표, 코스알엑스와 LG생활건강의 북미 성과는 K-뷰티 마케팅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제품을 예쁘게 연출하는 것보다, 성분·사용감·임상적 신뢰·실제 후기의 연결이 더 강한 판매 언어가 됐다.
화장품 전문지 CMN은 7월 10일 틱톡의 ‘TikTok Next 2026’ 리포트를 인용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이 완벽한 연출보다 투명한 진실과 실제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짚었다. 같은 기사에서 언급된 아누아의 틱톡 누적 조회수 24억 뷰 사례는 이 변화를 설명하기 쉽다. 아누아는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로, 어성초·진정 케어 이미지를 글로벌 숏폼 콘텐츠 안에서 확장해왔다. 소비자는 이제 “유명인이 들었다”보다 “내 피부 고민에 실제로 맞는가”를 영상 속 사용 장면과 댓글 반응으로 먼저 확인한다.
아모레퍼시픽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글로벌 무대에서 꺼냈다. 포춘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2026 WWD Beauty CEO Summit’에 참석했다. WWD Beauty CEO Summit은 글로벌 뷰티·유통 경영진이 모이는 산업 행사다. 김승환 대표는 K-뷰티의 지속 성장 과제로 브랜드 정체성 차별화, 카테고리 확장, 연구개발 기반 과학 혁신, 디지털 기술과 AI 기반 개인화 경험을 제시했다. 설화수·라네즈·에스트라·코스알엑스 같은 포트폴리오를 앞세운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코스알엑스 사례는 이 전략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제품 포트폴리오 문제라는 점을 잘 드러낸다. 이코노미스트는 6월 26일 코스알엑스가 글로벌 유통 구조 개선과 제품 다변화를 바탕으로 1분기와 2분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미 펩타이드 라인과 유럽 선세럼 판매 호조가 새 성장 동력으로 언급됐다. 코스알엑스는 문제성 피부와 성분 중심 스킨케어로 알려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다. 브랜드가 성장하려면 바이럴 제품 하나에 기대기보다, 지역별로 어떤 기능성 라인이 반복 구매를 만드는지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LG생활건강의 북미 전략도 같은 방향에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7월 10일 LG생활건강이 헤어케어, 오랄케어, 클렌징, 더마 등 기능성 브랜드를 중심으로 북미 화장품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페이스샵의 ‘미감수’ 라인은 여주산 무농약 쌀을 활용한 클렌징 제품군으로,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4,800만 개를 넘었고 미국 타깃, CVS, 월그린, 캐나다 월마트 등 주요 유통망에도 들어갔다고 전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감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설명 가능한 효능과 유통 채널의 결합이다.
이 흐름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역할을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크리에이터에게 요구되는 일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제품을 예쁘게 소개하고 할인 코드를 붙이는 콘텐츠만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은 성분을 어떻게 설명할지, 사용 전후 기대를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피부 타입별 반응을 어떻게 안전하게 다룰지가 더 중요하다. 숏폼의 힘은 여전하지만, 그 숏폼 안에 들어가는 언어는 감성보다 검증에 가까워지고 있다.
K-뷰티 브랜드 입장에서는 마케팅과 연구개발, 유통 운영이 분리되기 어렵다. 아모레퍼시픽은 AI 피부 분석과 개인화 경험을 말하고, 코스알엑스는 북미·유럽 제품 라인을 다듬고, LG생활건강은 기능성 카테고리와 대형 유통망을 다시 묶는다. 틱톡에서 확산되는 사용 후기 역시 이 구조 위에서 힘을 얻는다. 소비자가 찾는 것은 단순한 유행 제품이 아니라, “왜 내 피부에 맞는지”를 짧은 시간 안에 납득시키는 증거다.
앞으로 K-뷰티 경쟁은 더 화려한 캠페인을 누가 만드는가보다, 제품의 효능 근거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으로 누가 더 빨리 번역하는가에 가까워진다. 임상, 성분, 실제 사용감, AI 진단, 대형 유통망, 크리에이터 리뷰가 따로 움직이면 설득력이 약해진다. 기능성 K-뷰티의 다음 무대는 제품 개발실과 숏폼 피드, 그리고 북미·유럽 매대가 한 문장으로 연결되는 곳에 있다.
IM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