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의 800개 이상 K-뷰티 관광상품, 샌디에이고 LAB2SKIN 팝업, 부산 ‘K-뷰티 플레이’ 개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K-뷰티 마케팅의 중심이 화장품을 보여주는 매대에서, 외국인 소비자가 직접 예약하고 체험하고 상담받는 여행 일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6월 24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화장, 헤어, 패션, 의료, 웰니스 체험을 묶어 보여주는 국가 단위 뷰티 관광 행사다. 올해 눈에 띄는 지점은 단순 전시가 아니라 예약 가능한 상품 구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9월 30일까지 국내외 온라인여행사, 즉 OTA 9개사와 ‘K-뷰티 관광상품 특별전’을 운영하고, 메이크업·헤어·피부관리 등을 포함한 800개 이상의 관광상품을 판매한다.
이 숫자는 K-뷰티의 무대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올리브영이나 면세점에서 사 가는 장면이 중심이었다. 지금은 퍼스널 컬러 진단, 아이돌 메이크업 체험, 두피 진단, 눈썹 관리, 웰니스 프로그램처럼 서비스와 제품이 함께 묶인다. K-뷰티가 ‘무엇을 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어떤 얼굴과 루틴을 경험할 것인가’의 문제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기업 간 연결도 붙었다. 같은 보도에서 6월 25일에는 19개국 해외 여행기업 40개사와 국내 뷰티·의료·웰니스 기업 42개사가 참여하는 상담회가 열렸고,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K-뷰티 관광상품 개발 100여 건과 방한 관광객 2천여 명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도 9개 OTA 특별전과 ‘KBF 커넥션 데이’를 별도로 짚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장품 브랜드가 광고 캠페인만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의료·웰니스 사업자와 함께 판매 가능한 패키지를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해외 현장에서는 같은 흐름이 산업 관계자용 팝업으로 나타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6월 22일 미국 샌디에이고의 LUCE LOFT에서 K-뷰티 테마형 팝업스토어 ‘K-BEAUTY ON, LAB2SKIN’을 열었다. LAB2SKIN은 ‘실험실의 연구가 피부 체감으로 이어진다’는 뜻을 담은 행사명으로, 글로벌 바이오 행사 BIO USA 2026과 연계해 마련됐다. 주간한국 보도에 따르면 국내 중소 K-뷰티 기업 10개사가 참여했고, 현장은 전시 판매존, 전시존, 체험존, 교육존, 상담존, 네트워킹 라운지 등 6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구성은 K-뷰티가 더 이상 ‘귀여운 패키지와 빠른 유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시 판매존에서는 제품 소개와 테스트, 구매 상담, 현장 판매가 이어지고, 체험존에서는 진단기기로 피부 상태를 점검한 뒤 컨설턴트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 솔루션을 제안한다. 해외 바이어와 산업 관계자에게는 인플루언서 리뷰보다 이 구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제품의 효능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보다, 진단·상담·체험·구매를 한 번에 설계하는 방식이 K-뷰티의 신뢰를 만드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 거점도 넓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월 19일 부산 서면에 중소 화장품 종합 전시·체험 공간 ‘K-뷰티 플레이’ 부산점을 열었다. K-뷰티 플레이는 중소 화장품 기업 제품 전시와 피부 측정, 화장 체험, 퍼스널 컬러 진단, 뷰티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서울경제TV 보도에 따르면 명동과 홍대 1·2호점에서는 지금까지 중소기업 1128개사의 5993개 제품이 전시됐고, 누적 방문객은 48만8247명, 체험객은 13만1690명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74.6%로 집계됐다.
부산점 개소는 체험형 K-뷰티 인프라가 서울 중심에서 지역 관광 동선으로 확장되는 사례다. 부산점은 격월 단위로 35개 안팎의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를 전시·체험하도록 운영되고, 뷰티 세미나와 라이브커머스도 함께 붙는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온라인 광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제품 질감, 색감, 사용 순서를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고, 지역 중소기업은 외국인 소비자와 바이어를 만나는 접점을 얻는다.
이 변화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역할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플루언서가 만든 관심을 실제 방문, 진단, 상담, 구매로 넘기는 후단 구조가 중요해졌다는 뜻에 가깝다. 숏폼 영상이 ‘가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면, OTA 상품과 체험관, 팝업스토어가 그 욕망을 예약 가능한 일정으로 바꾼다. K-뷰티 콘텐츠가 검색과 소셜에서 소비자를 데려오고, 오프라인 체험은 그 관심을 데이터와 구매 상담으로 붙잡는 식이다.
앞으로의 K-뷰티 경쟁은 누가 더 큰 광고 노출을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제품을 체험 가능한 여정으로 더 잘 번역하는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의 관광상품, LAB2SKIN의 바이오 체험 팝업, K-뷰티 플레이의 지역 거점은 모두 같은 방향을 말한다. 화장품은 매대 위 상품이면서 동시에 여행 일정, 상담 서비스, 콘텐츠 촬영 소재가 되고 있다. K-뷰티 브랜드가 다음 성장을 만들려면 제품력만큼이나 체험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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