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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와 가상 인플루언서: 팬덤의 새로운 시대

A young woman sits in a bright cafe, smiling while taking a selfie with her phone, a cup of coffee and a beauty product visible on the table.

AI가 만들어 낸 ‘가상 인플루언서’, 팬심 저격하며 마케팅 판도 재편
초실감 콘텐츠·크로스 플랫폼 전략으로 소비자 유입
Z세대 팬덤 확장…광고 신뢰도·윤리성 문제는 숙제로

더 이상 사람일 필요가 없다. AI로 생성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실제 인플루언서를 대체하며 디지털 마케팅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신 기술이 만든 이 가상의 존재들은 전통적인 SNS 스타와 유사한 방식으로 활동하며 Z세대·알파세대 팬덤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실제 인물보다 더욱 ‘관리 가능한’ AI 인플루언서를 선호하는 추세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정교한 3D 그래픽과 생성형 AI 기술을 결합해 만들어진 존재다. 단순 이미지나 캐릭터 수준을 넘어 음성, 감정 표현, 실시간 소통까지 구현 가능하다. 2025년 현재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광고 모델, 음원 발매, 라이브 방송 진행 등 인간 인플루언서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세계관 기반 프로젝트에서 가상 캐릭터 ‘네이비스(Nævis)’를 주연으로 등장시키며 독립적인 IP로 확장했다. PLAVE와 같은 가상 아이돌 그룹은 실제 콘서트를 열고 음원 차트에 진입하며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까지 진행한다. 일부 멤버는 버추얼 팬사인회를 통해 팬 1인당 수십만 원의 유료 결제를 유도하며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기술적 진화도 눈에 띈다. 과거 단순 이미지나 애니메이션 수준에 그쳤던 가상 인플루언서 콘텐츠는 최근 들어 모션 캡처, 실시간 음성 합성, AI 표정 생성 등을 활용해 ‘초실감 콘텐츠’로 진화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가상 존재임을 인식하면서도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오가며 팬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머전 리서치(Emergen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전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약 45억 달러(약 6조 원)에 달하며, 2028년까지 연평균 2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연평균 43%대 성장률을 보이며 약 2,300억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스캔들 위험이 없고, 계약 조건에 따른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AI 기반으로 대량의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도 높다.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상대적으로 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가상 인플루언서와의 정서적 유대감 형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과연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 중 일부는 “가상의 존재가 브랜드 신뢰도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협업을 중단했다. 또 AI가 실존 인물과 유사한 외모를 구현하거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설정을 적용한 사례가 발생하며 법적·윤리적 쟁점도 부각되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의 반응 역시 변화 조짐이 있다. 2023년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던 팔로워 수 증가세가 2024년 이후 일부 가상 인플루언서 계정을 중심으로 정체 혹은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의 경우 팔로워 수가 정체된 가운데, 팬들과의 소통 부족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완성도만으로는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가상 인플루언서의 성패가 결국 ‘스토리텔링’과 ‘투명성’에 달려 있다고 본다. 가상의 존재일지라도 일관된 캐릭터 설정과 팬과의 감정적 교감이 없다면 브랜드에 대한 몰입도는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또 AI 생성물임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실존 인물처럼 오도할 경우,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2025년, 가상 인플루언서는 단순한 기술적 산물을 넘어 문화적, 산업적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과 창작자는 더 이상 이들을 단순 홍보 수단으로만 소비할 것이 아니라, 투명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성장시킬 전략이 필요하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AI, 그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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