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RN과 레티놀처럼 효능 성분을 앞세운 스킨케어가 늘면서, 경쟁의 초점이 성분 이름에서 제형 안의 안정성과 피부 전달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셀리맥스·센텔리안24·웰라쥬·아누아 제품은 같은 성분도 입자 크기와 캡슐화, 제형 설계에 따라 상품성이 달라지는 장면을 만든다.
2026년 9월 15일 헬스경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 70억 달러 가운데 기초화장품이 54억8,000만 달러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스킨케어가 수출을 이끄는 상황에서 PDRN, 레티놀 같은 고효능 성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담고 필요한 부위까지 전달하느냐가 제조사의 경쟁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첫 단계는 성분을 제형 안에서 고르게 유지하는 일이다. 화장품 연구개발·제조기업 한국콜마는 입자를 미세하게 만들어 뭉침과 변성을 줄이는 나노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이 들어간 셀리맥스의 ‘노니 에너지 앰플’은 누적 판매 250만 병을 넘겼다.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 ‘마데카크림 타임리버스’에는 물에 잘 녹지 않는 병풀추출물을 두 차례 나노화하는 기술이 쓰였다.
다음은 성분을 감싸고 천천히 내보내는 캡슐화다. 크림과 세럼, 앰플에 적용할 수 있는 이 방식은 성분이 외부 환경에 노출돼 손실되는 시간을 줄인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최근 고객사가 의뢰한 개발 제품 가운데 약 절반에 캡슐화 기술이 적용됐다. 브랜드가 새 원료 하나를 빠르게 붙이는 것보다, 기존 성분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제조 데이터의 가치가 커졌다는 뜻이다.
전달기술 수요도 늘었다. 한국콜마는 리포좀과 엑소좀 등을 이용한 전달기술 관련 개발 의뢰가 2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했고, 적용 제품 출시도 최근 2~3년 동안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리포좀은 유효 성분을 지질 구조로 감싸 제형 속 안정성과 사용감을 함께 맞추는 기술이다. 웰라쥬 ‘리얼 히알루로닉 블루 100 앰플’은 이 방식을 적용해 지난해 올리브영 어워즈를 받고 12개국에 진출했다.
아누아 ‘어성초77 히알루론산 수분진정토너’는 엑소좀을 174나노미터 크기로 미세화해 물처럼 흐르는 토너 제형에 담았다. 소비자가 보는 것은 토너 한 병이지만, 제조 단계에서는 입자 크기와 분산 안정성, 피부에 닿는 감촉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 브랜드 콘텐츠도 ‘어떤 성분이 들었는가’에서 ‘그 성분이 제품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도록 설계됐는가’로 설명 범위가 넓어진다.
이 변화는 미국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YTN은 9월 20일 뉴욕 화장품 산업 전시회 ‘메이크업 인 뉴욕’을 취재해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의 빠른 개발과 가격 경쟁력에서 올해 피부 과학과 혁신 용기를 앞세우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저자극 자외선 차단·보습·클렌징 습관과 고기능성 제품이 현지에서 관심을 받았고, 마지막 내용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스포이드 용기도 주목받았다.
K-스킨케어의 다음 경쟁은 유행 성분을 먼저 발견하는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분을 오래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원하는 사용감으로 구현하며,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근거로 설명하는 제조 역량이 브랜드 신뢰와 재구매를 좌우한다. 마케팅도 원료 이름을 크게 쓰는 데서 멈추기보다 제형 기술과 사용 경험을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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