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뷰티위크에서는 해외 바이어 상담과 크리에이터 촬영이 한 공간에서 진행됐다. TikTok Shop과 인도네시아 현지 플랫폼까지 이어 보면, 뷰티 크리에이터가 관심을 만드는 사람에서 수출 실행을 돕는 파트너로 이동하고 있다.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6 서울뷰티위크’에는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 174곳과 47개국 바이어 111개사가 모였다. 서울산업진흥원 발표를 인용한 9월 1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는 한국과 미국, 이집트, 모로코, 이탈리아 등에서 온 화장품 콘텐츠 크리에이터 약 400명도 참여했다. 바이어가 수출 조건을 논의하는 동안 크리에이터는 제품을 시험하고 영상을 만들었다.
행사의 결과도 단순 조회수로 끝나지 않았다. 같은 발표에는 수출계약 38건, 161억2000만원과 향후 계약을 위한 상담 845건이 담겼다. 이 수치는 크리에이터 콘텐츠 한 편이 계약을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제품 전시, 현지 언어로 된 설명, 바이어 상담, 소비자 반응 확인을 한 행사 안에 배치한 운영 방식은 분명하다. 브랜드는 홍보와 수출을 따로 준비하기보다 같은 현장에서 동시에 시험했다.
온라인에서는 숏폼 영상과 결제가 더 가까워졌다. 영상 속 상품을 앱 안에서 바로 살 수 있는 TikTok Shop은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판매 동선에 붙인다. 9월 13일 서울경제는 전자상거래 분석업체 Kalodata를 인용해 최근 30일 미국 TikTok Shop 매출에서 메디큐브가 1677만달러, 닥터멜락신이 955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토리든은 판매 성과가 확인된 크리에이터 영상을 브랜드 캠페인에 다시 활용해 구매 고려 고객군을 116만명에서 319만명으로 늘렸다고 TikTok 측이 설명했다. 조회수보다 어떤 영상이 관심과 구매에 기여했는지를 가려내는 일이 커졌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현지화 데이터가 크리에이터 선정에 들어간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돕는 K-뷰티 커머스·마케팅 회사 K-Style Hub는 현지 인플루언서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함께 운영한다. 이 회사는 피부 유형, 기후, 소비자 관심사를 바탕으로 적합한 인플루언서와 예상 투자수익률을 제안하는 소프트웨어 ‘UNNIS’를 9~10월 공개할 계획이라고 8월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는 실행 계획 단계지만, 브랜드가 팔로워 수만 보고 협업 상대를 고르던 방식에서 현지 고객 데이터와 판매 경로를 함께 따지는 방향을 드러낸다.
크리에이터를 키우는 조직도 산업 인프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뷰티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 레페리는 9월 7일 화장품의 날 기념식에서 K-뷰티 세계화 기여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회사는 구글코리아 등과 뷰티 유튜브 크리에이터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개별 캠페인 섭외를 넘어 인재를 훈련하고 해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축적하는 조직이 필요해졌다는 배경이다.
이제 K-뷰티 브랜드가 따져야 할 것은 ‘누가 제품을 소개할까’만이 아니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현지 소비자의 질문을 번역하고, 그 반응이 바이어 상담과 재고·유통 결정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서울의 전시장, TikTok Shop의 구매 화면, 인도네시아의 현지 데이터가 맞물리면서 크리에이터는 광고의 마지막 장식이 아니라 수출 과정의 앞단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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