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룰루랩은 얼굴을 촬영해 피부 상태를 분석했고, 에스트라는 피부과 전문의의 판단을 학습 데이터로 옮겼다. 올리브영은 미국 소비자에게 취향 퀴즈를 제시했다. K-뷰티 오프라인 체험이 제품을 발라보는 단계에서 분석 결과를 곧바로 추천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다.
8월 26일 AI 피부 분석 플랫폼 기업 룰루랩은 서울시가 연 ‘2026 서울뷰티위크’에서 사흘 동안 1,011건의 피부 분석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는 얼굴을 촬영하는 2차원 분석 키오스크 ‘루미니’, 전문가용 3차원 분석 장비 ‘루스킨X’,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스킨케어 브랜드 ‘루디언트’가 함께 놓였다. 룰루랩은 루디언트 개발에 500만 건 이상의 피부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진단을 받고 제품을 추천받는 과정과 브랜드의 제품 개발이 한 공간에서 이어진 셈이다.
더 정밀한 데이터는 연구 현장에서 쌓이고 있다.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에스트라는 8월 11일 제주에서 열린 AI 기술 행사 ‘KDD 2026 코리아 데이’에서 피부 진단 엔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연구진은 환자 데이터 약 750건과 아모레퍼시픽 임상랩의 일반인 데이터 약 1,000건을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분류하고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게 처리했다. 모공·주름·홍반·색소침착에 29개 피부 질환 항목을 더해 분석 범위를 총 33개로 넓혔다. 피부 고민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던 추천이 전문 진단 기준에 가까워지는 과정이다.
글로벌 행사에서는 어려운 장비보다 짧은 질문이 맞춤 추천의 입구가 됐다. 한국의 대표 헬스앤뷰티 유통사 올리브영은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올리브영 페스타 LA 2026’에서 방문객이 퀴즈를 풀고 자신에게 맞는 클렌저 세트를 받도록 했다. 이어 8월 20일에는 미국 약 580개 세포라 매장에 ‘올리브영 K-Beauty Edit’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부 촬영이 부담스러운 고객에게는 취향 질문이 같은 역할을 맡는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추천 전에 데이터를 얻는 절차가 생겼다는 데 있다. 피부 사진, 전문가가 분류한 임상 정보, 소비자가 직접 답한 취향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제품 선택의 근거가 된다. 매장은 진열 공간인 동시에 소비자의 고민을 읽고, 추천 결과를 확인하며, 다음 제품 기획에 참고할 정보를 모으는 접점이 된다.
앞으로 브랜드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추천 문구만이 아니다. 어떤 질문을 던질지, 분석 결과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게 어떻게 설명할지, 그 결과를 실제 제품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할지가 함께 평가받는다. K-뷰티 매장의 맞춤 추천 경쟁은 더 많은 상품을 펼쳐놓는 싸움보다 고객 한 명의 피부와 취향을 더 정확히 읽는 싸움에 가까워지고 있다.
참고 출처
룰루랩 서울뷰티위크 발표 (한국경제, 2026-08-26)
에스트라 KDD 2026 연구 발표 (아모레퍼시픽, 2026-08-13)
올리브영 페스타 LA 및 K-Beauty Edit (CJ Newsroom,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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