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올리브영의 ‘셔터브리티’ 7기 모집, 레페리의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셀렉트스토어, 노이즈앤피치의 북미·유럽·일본 인플루언서 캠페인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K-뷰티 크리에이터가 이제 제품을 예쁘게 소개하는 외부 리뷰어에 머물지 않고, 리테일러 앱·축제형 쇼룸·해외 숏폼 캠페인을 움직이는 판매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신호다.
CJ올리브영은 국내 대표 헬스앤뷰티 리테일러로, 5월 12일 모바일 앱 안의 뷰티 커뮤니티 ‘셔터’에서 활동할 공식 크리에이터 그룹 ‘셔터브리티(Shutterbrity)’ 7기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선발 규모는 300명이다. 이들은 6월부터 12월까지 상품 협찬과 활동 포인트를 받고,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 공식 소셜미디어 노출, 자체 라이브 커머스 ‘올영라이브’ 출연 기회를 받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플루언서 한 명을 섭외했다’가 아니라, 리테일러가 앱 안에 발견형 쇼핑을 위한 크리에이터 풀을 직접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도 같은 변화가 확인된다. 뷰티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해 온 레페리는 6월 27~2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에 ‘셀렉트스토어’를 조성했다. BOF는 K팝·K푸드·뷰티·패션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한류 복합 축제다. 보도에 따르면 셀렉트스토어에는 듀이트리, 라씨엘르, 셀라딕스, 에이오유, 플르부아 등 5개 뷰티 브랜드가 입점했고, 그라운드 일원에는 18개 브랜드가 참여한 쿠팡 메가뷰티쇼 부스가 함께 마련됐다. 여러 뷰티 크리에이터가 현장을 방문하도록 설계한 점도 눈에 띈다. 크리에이터는 온라인 리뷰를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행사 체험을 콘텐츠화하고 다음 커머스 이벤트로 연결하는 현장 운영 파트너가 된다.
글로벌 캠페인에서는 이 구조가 더 선명하다. 큐레이션 마케팅 그룹 노이즈앤피치는 6월 30일 북미·유럽·일본에서 K-뷰티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현지 실거주 인플루언서를 틱톡·인스타그램 릴스 중심으로 매칭하고, 6월 기준 30여 명과 협업을 마쳤으며 40여 명과 추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현지 미디어 PR과 야후재팬·구글재팬 검색 노출을 병행한다고 했다. 제품 카테고리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고르고, 콘텐츠 방향을 조율하고, 현지 검색 신뢰까지 붙이는 방식이다.
이 흐름은 단순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확대’와 다르다. 과거의 K-뷰티 바이럴은 팔로워 수가 큰 리뷰어가 제품을 소개하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리테일러가 자체 크리에이터를 뽑고, 크리에이터 에이전시가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며, 글로벌 캠페인사가 현지 숏폼과 검색 노출을 함께 설계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이 전년보다 12.3% 늘어난 114억 달러였다는 수치도 이런 운영 고도화의 배경이 된다. 시장이 커질수록 단발성 화제보다 반복 가능한 판매 접점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브랜드와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를 더 가까운 운영 자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앞으로의 K-뷰티 마케팅 경쟁은 ‘누가 더 큰 인플루언서를 붙였는가’보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관심을 앱 안의 탐색, 라이브 커머스, 축제형 체험, 현지 숏폼 캠페인으로 얼마나 빠르게 옮기는가로 갈 가능성이 크다. 크리에이터는 광고판이 아니라 판매 현장의 일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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