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모델이 광고에 나오는 일 자체는 이제 낯설지 않다. 문제는 그 얼굴이 얼마나 진짜 같으냐가 아니다. 소비자가 그 얼굴을 실제 사람의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그리고 브랜드가 그 오해를 막을 만큼 분명히 말했느냐다.
정책브리핑은 5월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시행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AI로 만든 인물을 광고에 활용할 경우 ‘가상인물’ 표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아주경제도 6월 초 같은 흐름을 다뤘다. AI 광고모델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쓰려면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게 하라는 쪽에 가깝다.
광고 현장에서는 이 차이가 크다. 가상 모델은 촬영 일정이 없고, 콘셉트를 빠르게 바꿀 수 있고, 모델 리스크도 줄인다. 상세페이지, 숏폼, 라이브커머스용 소재처럼 반복 제작이 많은 영역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브랜드가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 장점은 바로 리스크가 된다. AI가 만든 인물이 제품을 써본 사람처럼 말하거나, 후기 문구가 실제 체험담처럼 보이면 소비자는 속았다고 느낄 수 있다. 아주경제 보도처럼 허위 체험기 형태의 광고는 부당광고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표시 문구는 형식이 아니라 방어선이 된다.
인플루언서 광고 시장도 같은 부담을 안게 된다. 기존 체크리스트는 비교적 단순했다. 협찬 표시가 있는가. 과장 표현은 없는가. 브랜드 검수는 거쳤는가. 이제는 질문이 더 붙는다. 등장 인물이 실제 사람인가. 이미지나 음성이 합성됐는가. 후기처럼 보이는 문장은 실제 경험에 근거했는가.
브랜드가 조심해야 할 장면은 거창한 딥페이크 스캔들만이 아니다. 더 흔한 위험은 작은 오해다. “사람이 직접 써본 줄 알았다”, “실제 모델인 줄 알았다”는 불만이 쌓이면 광고의 효율은 곧 신뢰 비용으로 바뀐다. AI 제작비가 내려갈수록 검수 비용은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지침 개정 보도에서 읽어야 할 메시지는 단순하다. AI 모델은 광고 제작을 쉽게 만들지만, 광고 표시를 쉽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앞으로 챙겨야 할 것은 더 정교한 얼굴보다 더 분명한 설명이다.
출처: 정책브리핑, 연합뉴스, 동아일보, 아주경제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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