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의 아이돌 그룹도 어렵다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웹툰 펀딩으로 4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모으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주인공들이 있다. 이들은 TV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대신 VR챗(VRChat) 속에서 콘서트를 열고, 정해진 스케줄 대신 개인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바로 인터넷 방송인 ‘우왁굳’의 기획으로 탄생한 6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세돌)이다.
메타버스가 낳은 신개념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이 K팝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세계 아이돌은 멤버 ‘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으로 구성된 6인조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현 SOOP)와 유튜브를 주 무대로 활동하며, 각 멤버의 개별 유튜브 채널은 모두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자랑한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데뷔한 이세계 아이돌은 데뷔곡 ‘RE:WIND’를 발매하자마자 벅스 등 국내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발표한 ‘겨울봄’, ‘KIDDING’ 등의 곡들도 연달아 히트하며 멜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고, 빌보드 코리아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현실 아이돌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공식 굿즈 펀딩에서는 국내 크라우드 펀딩 역사상 최고액인 41억 원을 모금하며 그 막강한 영향력을 증명했다.
이세계 아이돌은 어떻게 가상이라는 한계를 넘어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김아미 선임연구원(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은 “성장 서사를 팬들과 함께 써 내려간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며,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동반자이자 프로듀서가 되면서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세계 아이돌은 기획자 우왁굳이 진행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팬들은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현재의 멤버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해나가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이러한 ‘성장 서사’는 팬들에게 단순한 ‘덕질’을 넘어선 깊은 몰입감과 애정을 느끼게 했다. 구독자들은 “오디션 때부터 봐왔는데, 음원 차트 1위를 했을 때 내 일처럼 기뻐서 울었다”, “멤버들이 서로 의지하며 성장하는 모습에 힐링을 받는다”라며 이들의 서사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기존 아이돌과 차별화되는 ‘소통 방식’ 또한 인기 비결로 꼽힌다. 멤버들은 각자의 채널에서 게임, 노래 커버, 일상 소통 등 다양한 콘텐츠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팬들과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교류한다. VR챗을 기반으로 한 팬미팅과 콘서트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양방향 소통은 팬들에게 ‘만들어진 스타’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친구’라는 친밀감을 주며 팬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가상 아이돌이라는 특성상 이들의 행보에 늘 긍정적인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세계 아이돌은 서브컬처의 성공 신화를 넘어 K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이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이야기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